Creator Spotlight: @cgnam

오랫동안 남을 위해 CG 작업을 해오던 남자가 있습니다. 그가 자신을 위해 CG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랬더니 틱톡에서 시선을 끄는, 스스로 빛나는 남자가 됐습니다. 

틱톡이 ‘CG 해주는 남자’ 님의 삶에 끼어들어 변화시킨 부분이 있나요?

‘내 인생이 틱톡으로 인해 드라마틱하게 변했다’라고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직 아니에요. 하지만 10여 년간 직장 생활을 하면서 업무 이외의 것에 시간을 쏟고 즐기는 것에 대한 갈증이 컸던 저에게 틱톡은 큰 변화를 주었다고 생각해요. 일로는 만날 수 없는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고, 내가 모르는 새로운 분야의 이야기를 듣고 알아가는 즐거움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동시에 다섯 살 된 딸 아이와의 소통 창구로서 기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요. 아내와도 함께 촬영하고 결과물을 공유(물론 일방적으로 제가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지만)하며 즐거움을 나누는 것도 변화의 한 부분입니다. 사실 가장 큰 변화는 삶을 살아가면서 동기부여가 없어 힘들었는데, 틱톡을 통해 강한 동기부여가 됐죠. 그 덕에 재미있고 즐겁게 살고 있습니다. 

틱톡 크리에이터에 대한 주변의 시선은 어떤가요?

나이가 있다 보니 틱톡을 모르는 지인들이 많을 것 같아요. 사실 직장 동료들은 제가 틱톡 크리에이터임을 몰랐으면 해요. 회사에서는 제가 어쩔 수 없이 싫은 소리, 쓴소리를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거든요. 아마 동료들이 틱톡 속 저를 보면 이런 반응을 보이지 않을까요? ‘응?’이라고. 그래도 영상 재미있게 보았다고 말해주는 동료가 간혹 있어요. 신기하고 고맙기도 해요. 조카는 제가 틱톡 크리에이터라는 걸 알고 굉장히 좋아해줘요. 자기 친구가 저의 (팔로어 700명일 때부터) 오랜 팬이란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기분이 좀 묘했어요. 조카가 하루는 좋아하는 틱톡 크리에이터 몇 명을 아냐고 묻더라고요. 마침 저랑 친한 분이 있어서 어깨 으쓱하며 “전화 통화해볼래?”라고 말하기도 했어요. 부모님, 아내, 가족 모두 제가 몰두할 수 있는 뭔가를 발견했다는 것 자체를 응원해주고 있습니다. 

작업한 콘텐츠 중 가장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던 건 무엇인가요?

3900만 조회 수를 기록한 영상이 있어요. 올해 초, 틱톡에서 연필을 이마에 대고 착시를 이용해 마치 연필이 이마로 들어가는 것처럼 보이는 밈이 유행한 적이 있어요. 저도 그것을 보고 어떻게 하면 나만의 스타일로 만들 수 있을까 고민했었죠. CG를 이용해 연필이 진짜 이마로 들어가는 것처럼 만들었어요. 영상 마지막 부분에선 연필 끝부분이 뒤통수로 나오게 했죠. 착시 효과를 이용하면 팔을 카메라 쪽으로 틀어야 하므로 팔이 점점 커지는데, 저는 CG로 연필을 넣었더니 어색함이 줄어들었어요. 이 지점에서 시청자가 ‘어? 이 영상은 진짜 들어가는 것처럼 보이는데?’라고 생각할 때쯤 뒤통수를 뚫고 연필이 나오니까 다들 놀란 것 같았어요. 

틱톡 플랫폼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어떤 플랫폼보다 최신 트렌드를 빨리 확인할 수 있다는 것! 역으로 유행 주기가 굉장히 짧다는 의미이기도 해요. 여타 SNS 플랫폼보다 반응이 빠르고 많다는 것도 장점이에요. 저 역시 이 점에 끌려서 현재까지 틱톡을 하고 있으니까요. 제 콘텐츠 대부분은 틱톡 속 기능보다 외부 프로그램을 이용해요. ‘하늘이네’ 채널 영상은 주로 틱톡이나 캡컷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매우 좋은 효과를 내는 기능이나 스티커들을 보고 깜짝 놀랄 때가 많아요. 누구나 재미있는 영상을 쉽고 빠르게 제작하고, 즉각 공유할 수 있다는 게 틱톡의 장점이 아닐까 싶어요. 바꾸어 말하자면, ‘어? 저 정도는 나도 하겠는데?’라는 생각이 든다는 것. 이게 가장 큰 장점이죠. 덧붙여 틱톡은 추천 기반으로 영상을 제안하는데, 이 피드가 묘해요.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영상을 꽤 높은 확률로 보여주거든요. 추천 기반 시스템은 많은 크리에이터에게 일정 부분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는 기능도 한다고 생각해요. 

CG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하신 것 같아요. 본래 직업이 궁금합니다. 또 CG를 채널 주제로 선정하게 된 이유도 말씀해주세요. 

저는 4년 정도 광고 영상 후반 작업팀에서 일했어요. 그 후 7년 정도 쭉 뮤직비디오 제작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국내외 내로라하는 아티스트들의 뮤직비디오를 꽤 많이 작업했어요(속삭이듯 ‘BTS’도…). 그렇게 오랫동안 다른 사람들을 빛내주는 일을 하다 보니 이제는 저 스스로 빛나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처음엔 유튜브를 하려 했는데, 회사 업무를 하며 유튜브를 병행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점이 많더라고요. 그에 반해 틱톡은 짧고 임팩트 있는 영상을 제작하면 되니까 일과 병행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간 다른 아티스트를 빛낸 CG를 해왔으니, 저 자신이 빛날 작업도 CG를 이용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었으니까요. 

CG 해주는 남자만의 틱톡 제작 노하우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제가 노하우를 말할 입장이 될지는 모르겠네요. 그럼에도 일단 틱톡을 많이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틱톡 속에는 수많은 영상과 음악이 유행하다 지고, 다시 유행하다 지고를 반복해요. 무작정 트렌드를 따라 똑같이 만들기보다는 자신만의 컬러로 변화를 꾀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 영상 제작할 때 제일 신경 쓰는 부분은 반전 요소입니다. 초반에는 CG인 듯 아닌 듯 보이는 반전 요소를 주곤 했어요. 현재는 업로드 영상이 100여 개를 훌쩍 넘어가다 보니, 사람들이 무조건 CG라고 생각하더라고요. 뭔가 정확한 노하우는 아니지만, 시청자의 댓글을 보고 참조하는 것 역시 제작 노하우라 할 수 있어요. 

콘텐츠 제작을 위해 참고하는 크리에이터가 있을까요?

잭킹(Zachking)! 아마 CG 콘텐츠를 제작하시는 분들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을 거예요. 언제 봐도 아이디어 자체가 놀랍고, 영상도 재미있어 많이 참고하는 분이에요. 물론 규모가 커서 1인 크리에이터가 참고하기엔 무리인 점도 있어요. 이외에 주로 신기한 영상,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영상이면 크리에이터를 특정하지 않고 참작합니다. 왜냐하면 CG 작업 자체가 다른 사람들보다 한 발짝 더 나아가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기에 제가 중요시하는 반전 요소를 만드는 데 굉장히 용이합니다. 

따님인 하늘이가 영상에 자주 출연해요. 

제 영상에서 하늘이의 역할이나 시선은 무척 중요해요. 그 이유는 제가 만드는 영상의 모토가 ‘언어 없이도, 나이가 어려도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거든요. 그래서 영상을 완성하면 하늘에게 꼭 보여주고 반응을 살피는 편입니다. 다섯 살 어린아이가 영상을 이해하고, 재미있어하고, 신기해하면 대부분 사람들도 그렇게 느끼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죠. 

또 하늘이의 틱톡 채널도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요. 아이도 틱톡 영상 제작에 흥미를 보이나요?

사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하늘이와 촬영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어요. 여느 아빠들처럼 성장 일기 유튜브를 ‘하늘이네 TV’라는 채널로 만들었거든요. 네 살 아이에게 영상 촬영을 위해 디렉션을 주는 게 힘든 일이었어요. 아이와 함께 즐기려고 시작한 채널인데, 내가 뷰파인더를 통해 아이를 보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에 반해 틱톡은 15초라는 짧은 시간이 굉장한 매력이에요. 아이의 모습을 잠깐 담는 걸로 충분했으니까요. 다섯 살이 되면서 아빠와 촬영하는 걸 하나의 놀이처럼 즐기고 있어요. 이젠 가끔 라이브 방송 언제 할 거냐고 묻기도 해요. 하늘이가 싫다거나, 나중에 찍자고 하면 절대 강요하지 않아요. 예전에는 출연료가 500원이었는데, 요즘 출연료가 계속 오르고 있어 걱정입니다. 하하. 

구독자들이 CG 의뢰도 많이 할 것 같아요. 앞으로 재능 기부 등도 할 계획이 있나요?

그렇지 않아도 올 초에 ‘CG남이 간다’라는 콘텐츠를 기획했어요. 코로나19로 인해 실행하지 못했지만요. 현재는 주로 ‘어떤 영상 해주세요’ ‘이 영상에 이렇게 해주세요’ 등의 피드백을 보고 영상을 만드는 데 참고합니다. 앞으로는 더욱 재미있는 재능 기부 콘텐츠도 계획 중입니다. 

앞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채널 혹은 콘텐츠의 방향성에 대해 알려주세요.

심플하게 CG 해주는 남자 채널은 CG로 만드는 신기한 영상, 하늘이네 채널은 쉽고 재미있게 하늘이와 함께 찍을 수 있는 영상으로 채워나갈 예정입니다.

틱톡에 도전하고픈 이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틱톡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는 건, 이미 틱톡을 많이 보고 있는 분일 확률이 높겠죠? 추천 피드를 잘 살펴보세요. ‘나도 할 수 있겠는데?’라는 생각이 드는 영상이 있을 거예요. 그럼 당신도 이미 틱톡 크리에이터입니다. 동시에 제 또래 직장인 아빠들은 일에 치이고, 삶에 지쳐 있을 거예요. 틱톡은 그런 당신에게 건강한 일탈이나 탈출구로 기능할 거라 말하고 싶어요. 저한테 틱톡은 그렇거든요.